🎉 블로그 시작

1. 블로그를 시작하려는 이유

나는 글 쓰는 데 흥미가 없다. 몰입감 있게 글을 쓰지도 못할뿐더러, 무언가를 기록하는 행위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머릿속에 저장해두면 그만이고, 만약 잊어버린다면 그건 나에게 있어 중요한 것이 아니었을 거라는 말도 안 되는 자기합리화가 있었다.

1-1.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거늘

하지만 인간은 망각의 동물. 중요한 것도 잊어버리는 것이 사람이 아닌가. 물론 나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숙지했 (다고 생각했) 던 알고리즘도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려 다시 머리를 싸매고, 며칠 후에 똑같은 짓을 반복한다. 분명 과거의 나는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똑똑히 외워 두었을 텐데... 이런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보니 결국 내 "외우면 된다" 신조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1-2. 기록의 필요성

어떻게 하면 잊어버리지 않을 수 있을까?

나의 한계이자 인간의 한계인 망각. 이 크나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선 결국 어딘가에 저장해야 했다. 컴퓨터에 저장 장치가 있듯이, 나에게 있어 내가 얻은 지식을 저장해 둘 수단은 결국 기록이었다. 다행히 오늘날 기록할 수단은 무궁무진했다. 노트 필기부터 시작해서 블로그와 음성 녹음, 영상 촬영까지. 내가 공부하고자 찾아보던 모든 것들이 결국은 기록 수단이었다. 그중에서도 나는 블로그를 나의 메인 기록 수단으로 선택했다.

1-3. 그래서 왜 블로그인데?

개인 공부를 위해서라면 간단히 노트에 필기하는 것만으로도 톡톡한 효과를 누릴 수 있을 터였다. 블로그는 모든 사람에게 공개된 만큼 뭔가 잘 써야만 할 것 같은 강박에 사로잡히기 십상이고, 결국 핵심 내용을 설명하기 위해 포장만 늘어지게 할 것이 뻔했다. 그럼에도 내가 블로그를 택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글쓰기 실력의 향상

글쓰기야 뭐 노트 필기로도 충분히 향상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노트 필기는 나만 알아보면 그만이지만 블로그는 모든 사람을 상대로 공개되는 글이기 때문에 글에 기승전결이 있어야 한다. 내가 어째서 글을 쓰게 되었고 그래서 얻은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기록. 그런 논리정연한 글을 쓴다면 글쓰기 실력이 조금은 늘지 않을까?

재야의 고수들의 피드백

내 글을 보고 지식과 영감을 얻어 가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반대로 댓글을 통해 새로운 지식을 주시는 재야의 고수님들 또한 계실 것이다. 그러한 피드백은 내 사고를 넓혀 줄 것이다. 이런 고급 피드백은 노트 필기로는 얻기 힘들 것이다.

as-is portfolio

기록이 쌓이면 결국 그 자체로 포트폴리오가 된다. 개발자로서 블로그를 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블로그를 통해 기록하고, 기록을 통해 나를 나타내는 것. 내가 블로그를 통해 이루고 싶은 궁극적인 목표이다.

2. 앞으로의 계획

블로그를 개설하긴 했지만 사실 나는 나만의 블로그를 만들고 싶었다. 명색이 개발자인데 다른 사람이 만든 테마를 가져다 쓰자니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그렇게 며칠간 블로그를 만들기 위해 삽질하다가, 핵심을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기록하기 위해 블로그를 시작하려는 건데, 블로그를 만든답시고 기록은 뒷전이 되어버린 것이다.
블로그 만들기가 하루아침에 되는 것도 아니고, 신경 써야 할 부분이 한두 군데가 아닌 데다가 그걸 빠르게 만들 정도로 실력이 좋지도 못했다. 메타인지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결국 나는 나만의 블로그 만들기를 미뤄 두고 제일 마음에 들었던 Hudi님의 gatsby-starter-hoodie 테마를 사용하기로 했다.
따라서 앞으로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중장기적인 목표로 블로그 테마 만들기 를 도전해 보려고 한다. 이 목표가 헛되지 않도록 꾸준히 공부하고 기록해야겠다.